2012.10.21일(일) 47회 차 열 기둥을 타고 구름 속으로(네 번째 써멀비행)

토요일은 일이 있어 비행을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꼭 비행을 해야 또 한 주일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 무작정 차에 장비를 싣고 정광산에 올랐다. 12시 좀 넘은 것 같은데 아직 동풍이 들어오고 있다. 구루구루 예보상으로 오전에는 동풍이 불다가 오후부터는 서풍이 분다고 예보 했기에 좀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다른 회원들도 대부분 기다리는 분위기이고 가끔씩 동풍이 불다가 무풍으로 바뀌면 한명씩 전방이륙을 하는 분위기 이다. 나는 전방이륙이 싫어서 구루구루 예보를 믿고 서풍이 불기를 기렸고 다른 사람들은 바람이 바뀌기를 기다린다기 보다 태양 빛이 나오고 써멀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4시 가까이까지 기다렸다. 그러다가 진글라이더의 테스트 파일럿이 이륙하여 휴양소 옆 봉우리 근처에 다다르자 케노피가 들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하며 한 명씩 이륙하기 시작했다. 나도 이게 마지막이다 싶어 거의 마지막으로 무풍에 전방으로 이륙했다. 이륙장 앞에서 상승 음이 들리기에 바로 왼쪽 회전에 들어갔다. 계속 상승 음이 들렸다. 두 바퀴쯤 회전하니까 팀장님의 콜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계속 그대로 도세요” 몇 바퀴 돌며 고도를 올리고 드리프트 된 것 같아 약간 앞쪽으로 밀고 나가서 돌렸지만 상승이 안되었다. 팀장님이 “앞쪽은 써멀이 없으니 이육장 쪽으로 들어가서 돌라 하신다” 약간 뒤쪽으로 이동해서 다시 회전을 시작했다. 상승 음이 빠르게 들리며 쓱윽~하고 고도가 높아진다. 여기서 7~800미터 정도의 1차 고도를 확보하니 다시 외대쪽 능선 넘어 컨트리클럽 방향으로 이동하라는 콜이 들어왔다. “자~ 거기서 왼쪽 잡고 도세요” 다시 상승이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1100정도의 고도를 잡았다. 다시 이륙장 쪽으로 이동하니 1차 때 올려줬던 열 기둥이 아직 남아 있었다. 계속 회전했다. 몇 바퀴 돌자 지상은 안개로 약간 흐려져 보였다. 한두 바퀴를 더 돌자 순식간에 완전한 구름 속으로 들어와 있었고 고도계는 1300미터가 넘었다.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혹시 앞에서 글라이더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워졌다. 구름 속으로 진입했던 방향인 외대 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빠져 나오기로 했다. 방향을 돌리자 약한 하강 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좀더 기다리고 밀고 나아가니 다시 엷은 안개 속에 흐릿하게 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몸이 춥고 떨렸지만 계속 외대 쪽으로 비행했다. 이번에는 동네를 벗어나 보고 싶은 생각에 약한 하강 음이 났지만 고도계를 보면서 외대 쪽으로 계속 밀고 갔다. 외고 상공에 다다르자 고도계는 1000미터 정도로 3~400미터 정도 하강 되었다. 불안하여 바로 턴해서 착륙장 쪽을 향했다. 음은 계속 하강 음이다. 주위를 둘러 보며 혹시나 능선을 못 넘으면 어디에 착륙할까 생각을 해두었다. 국도변 저지대 쪽으로 농지같은 것이 있고 농작물도 수확한 것 같았다. 드디어 휴양림 능선에 다다랐다. 아직 고도계는 750정도 였다. 충분했던 고도 였다. 능선 위에 다다르자 다시 상승 음이 들리기에 회전에 들어갔다. 900미터 정도까지 올라갔다. 다시 능선을 타고 초부리쪽으로 내려갔다가 정광산 쪽으로 턴했다. 스쿨 위 쪽에서 정광산을 바라보니 태양 빛에 단풍이 멋있게 물들어 있었다. 좀더 가까이로 가서 단풍 구경이나 하고 착륙하기로 했다. 산비탈에 바짝 다가가서 단풍을 둘러보고 착륙장 쪽으로 내려왔다. 이제 팀장님도 비행 올라가고 혼자 착륙을 시도 했다. 무콜 착륙은 이제 처음이다. 휴양소 뒤편에서 1차 고도처리를 하고 윈드쌕 근처에서 2차 고도처리를 했다. 고도처리 영역이 좁아 바짝 긴장이 되었고 콜이 없으니까 장애물에 걸릴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불안했다. 착륙장으로 진입하면서 속도가 빠른 것 같아 조종줄을 어깨까지 당겼다. 속도가 죽는 느낌이 확 드는 것을 보니 정풍이 어느 정도 들어오는 것 같고 가볍게 착륙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무사히 두발 착지하였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터득한 써멀 잡는 방법을 기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