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동풍 오전보다는 좀 잦아들었기 때문에 이륙 준비를 하고 팀장님의 도움을 받아 전방이륙을 했습니다.

사실 그것밖에 할 줄 모릅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전방이륙이지요. ㅎㅎ 초보의 비애기도 하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팀장님의 출발 신호에 따라 어깨로 글라이더를 누르면서 한두발자국 달렸을까.. 글라이더가 뜹니다. 좀더 뛰어야 하는데 어라 하네스가 저절로 엉덩이에 착! 다시 다리를 빼고 몇걸음 더 달려 이륙.. 이제 글라이더를 누르는 느낌을 조금씩 느낄 수 있는 듯 합니다. 이륙장 사면을 조금 벗어날때까지 견제하다가 하네스에 바로 착석..  

 

오전에 김교관님과 탠덤때 사면쪽의 바람이 얼마나 휘몰아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로 조정 핸들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의식적으로 편안한 자세를 가지려 하지만 잘 안됩니다. 팀장님의 관제로 아직까지 릿지비행이나 써멀링은 듣기만 한 관계로 바로 착륙장쪽으로 기체를 틀어 나갑니다. 동풍이륙하고 바로 왼쪽으로 능선을 넘어가니 기체가 덜컹덜컹 착륙장을 바라보고 견제와 만세로 피칭을, 몸무게를 이동해서는 요잉을 나름대로 추스려가며-근데 잘 안됩니다. -비행.

 

김교관님이 착륙장에서 김교관님이 관제를 맡으시고 지시에 따라 고도 정리를 하기 위해 360, 90 회전을 하며 내려옵니다. 정광산과 달리 어느정도 고도가 있어서인지 조금 멀리 시야를 두고 원하는 각도를 맞춰 도는 연습을.. 잘하고 있는데 왼쪽턴을 할때 조종줄 당기는 속도가 조금 급하다는 지적을.. 신경써야겠습니다. 지난번 비행에 지적 받았던 다리를 벌리고 몸무게를 싣는 부분은 다리를 붙이긴 붙였는데 너무 앞으로 쭈욱 뻗는다고 다시 지적.. ㅎㅎ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서 그만.. 팀장님 지적대로 다리를 자연스레 앉은 자세에서 반대쪽 다리로 지긋이 눌러주는 느낌.. 확실히 무게가 잘 실립니다. 역시 팀장님 교관님 시키는 말씀은 꼭 새겨 들어야 합니다.  

 

드디어 오늘 비행의 클라이막스..

아직까지는 항상 그렇지만 착륙이 제일 중요합니다. 착륙을 위해 이륙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착륙장에 접근하는 법, 고도처리하는 다양한 방법등을 지상 관제에 따라 배우는게 제일 큰 부분입니다. 특히나 문경에서의 첫 비행인지라 잔뜩 긴장하고 착륙장으로..

 

김교관님과 몇번의 회전 연습을 하고 착륙장으로 아직 고도가 있으니 180턴 90턴을 연결해서 방향과 고도를 잡고 착륙장 진입을 하겠다고 하십니다. 저야 뭐 옙.. 하고 마음으로 준비하고 관제에 따라 180와 90 턴을 하고 착륙장이 정면에.. 그런데 생각보다 고도가 낮은 느낌이다 싶었는데..

 

김교관님도 '어.. 너무 낮은데.. 빠지겠는데.. 흠..' 착륙장에 붙어있는 물댄 논.. 물댄 논.. 거리가 가까워 지고 땅이 가까워질수록.. 딱 10m만 더가면 되는데.. 차처럼 내려서 밀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늘에서는 그렇게 쑥쑥 잘 떠가드니만 흑흑.. 야속하니 내려갑니다.

 

자 이제 물댄 논에 떨어지는 것이야 확정된 것이니 어떻게 떨어질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옷이야 상관없지만 기체며 하네스며 무전기가 걱정입니다. 예전에 농활때 모내기 할 때 논에서 좀 걸어봤으니 무릅쯤 빠지겠구나.. 생각하고 캐노피를 위쪽 논둑에 착륙시키면 그나마 좀 덜하겠네- 라고 생각을 하고 논을 착륙장이라 생각하고 착륙 자세를 하고 다리를 내딛었는데 쑤욱.. 하고 한참 들어갑니다. 무릅을 지나 허벅지까지.. 하네스가 아니었으면 더 들어갔을겝니다.

 

하네스를 논바닥에 딱 붙여논 의자처럼하고 하반신이 완전히 논속으로.. 완전히 인간 모내기가 된것이지요. 꿈짝을 못하게 박히고 캐노피가 머리위에서 계속 전진해서 앞으로 꼬꾸라지는 것을 적당히 산줄을 당겨 반정도는 논둑에 반정도는 논에..

 

흑흑..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쪽팔림의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양손으로 땅을 지지하고 논에서 나오니 논에 큰 구덩이가. 으미. 교관님과 유선배님 달려오셔서 괜찮은가 확인하십니다.

 

기체 회수하는것을 도와 주시고 착륙장으로 나와보니 가관입니다. 하네스는 당연히 떡되고 기체도 1/3정도가 젖고, 특히 앞전이 처박히는 통에 흙묻어 젖어있고.. 저야 물론 발끝에서 헬맷까지.. 원래 옷색깔이 안보였으니.. 일단 기체를 펴서 잠시 말리고 세면장으로 가서 간단 샤워 - 머드팩 효과인지 피부는 더 미끈.. 흠흠 이렇게라도 위안을 해야 - 하고 돌아와 하네스를 대충 수건으로 닦고 말렸습니다.

 

김교관님이 다시 비행이 가능한지 보기위해 지상에서 함 뛰어보라는 지시에 하네스를 착용하고 달리니 정상적으로 잘 펴집니다. 두어번 달리며 기체에 바람을 불어넣어 말리는 작업을.. 잠시 기체를 말리는 동안 다시 착륙했던 과정을 되짚어보니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장비를 젖신것만 제외한다면 무척이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비행이었습니다.  팀장님 교관님께 죄송하고 팀원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한 비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