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은후 조금 거세진 바람을 걱정하며 이륙장으로 향했습니다. 오전보다 더욱 세어진 바람에 이륙장에서 한시간이 넘게 대기를 해야했습니다. 캐노피를 잘 정리하고 하네스, 헬맷까지 착용하고 기다렸지만 바람이 잦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잠시 장비를 해제하고 어차피 이륙장이 한가하고 하여 이륙장 끄트머리에 앉아 착륙장을 바라보며 오전에 했던 비행을 되새기며 이륙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바람이 계속 이어지면 포기하고 내려가야할 판인데 하늘의 이쁘게 봐주셨는지 약간 약해진 바람.  착륙장 바람이 약해졌다는 무전이 오고 이륙장에서 바람이 좀 약해지는 순간 이륙하기로 하고 준비합니다.

 

이륙. 

정풍으로 센 바람이어서 이륙장의 끄트머리에서 라이저를 바짝 쥐고 너무 많이 견제 하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출발! 어라 바람이 가득채워진 캐노피가 채 뜨지도 않고 뒤쪽으로.. 교관님께서 캐노피를 무너지게 하지 않았으면 뒤로 질질 끌려가는 큰 일이 날뻔. 이유인즉. 출발때 어깨로 라이저를 누르지 않고 급한 마음에 뛰어나간 것이 문제인듯 합니다. 다시 세어진 바람에 잠시 대기하다 두번째 이륙.. 

몸으로 라이저 뭉치를 누르고 앞으로 두어걸음 떼니 캐노피가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고 라이저를 놓고 가슴정도의 견제를 하며 하늘로 휘리릭 끌려 올라갔습니다.

 

비행.. 

이륙 후 한 십여초간을 가만히 있으니 기체는 미끄러지듯 이륙장에서 쑤욱 나와서 조금 기체가 안정되는 느낌. 지시에 따라 조종줄 놓고 하네스에 잘 앉은 후 잠시 기체의 떨림을 느끼며 만세와 견제를 하며 피칭을 나름 잡아가려고 하며 착륙장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좌우 미세한 조정은 팀장님의 지시대로 조종줄은 둔채 약간의 체중 이동으로 목표점을 보고 비행하였습니다. 아까처럼 중간에 360 회전. 두번째 비행에서 지적 받은 하네스에서의 자세와 다리가 벌어져 안정적인 체중 이동이 되지 않는 점을 되새기며 나름 과감하게 체중을 두니 확실히 회전 반경이 작아지고 스피드가 더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오른쪽으로 혹은 왼쪽으로 지시대로 회전하며 점점 착륙장 쪽으로..중간 90 회전도 몇번 하였으나 아직 정확히 어디가 90이고 180이고 360인지 감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정확한 각돌기를 위해서는 견제 후 관성을 고려해 90 이전에 풀어야 정확한 90가 나온다는 이론은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지만 몸이 영 안따라주는걸 보니 아직 제게는 이론일 뿐입니다 ㅎㅎ.. 아무튼 팀장님의 콜에 따라 회전 연습을 하면서 서서히 착륙장으로 접근.. 

 

착륙

바람이 잦아들었다고는 하지만 체감 풍속은 무지 빠릅니다. 특히나 S 형으로 진입을 하고 들어오니 점점 작아지는 S자 모양에 더 회전에 신경을 쓰다보니 다음번 회전을 위한 타이밍이 팀장님의 지시에 부지런히 따라가기 바쁩니다. 착륙준비를 위해 하네스에서 몸을 빼고 상체를 다시 앞쪽으로 차렷과 동시에 냅다 달리기... 다행이 착륙은 하드하지 않게 한듯 합니다. 항상 땅에 두발을 다시 내리고 나면 지상관제를 맡아주신 팀장님께 감사한 마음이 뭉게뭉게. 감사합니다. ㅎㅎ 

 

오전에 올라가셔서 내려와서 착륙장에 계시던 김고문님께서 오셔서 기체를 회수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역시 선배님들의 말씀은 피가되고 살이 되는 것 같습니다. 꼭 비행이 아니더라도 자주 나와야 하는 이유겠지요.. 

 

오늘도 좋은 날씨 덕분으로 세번의 소중한 비행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좌석이 하네스인양 깊숙히 몸을 파묻고 교통신호에 맞춰 체중을 실어봅니다.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