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 송골매 둥지에 도착

김교관님께서 이미 몇분의 선배분들께 비행전 브리핑 중.. 이크 또 늦었군.. 
아직 브리핑의 내용을 대부분 알아들을 수 없지만 언젠가 필요한거겠지 하고 열심히 청강..김교관님이 잘 챙겨주시는 장비를 추스려  이륙장으로..

 

11시 30분 이륙장 도착..
이미 도착한 한 그룹 말고는 두번째로 도착한뒤라 주말임을 감안하면 한산한 느낌이었습니다. 장비를 둘러매고 올라가보니 많은 분들이 대기중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지난번과 달리 이륙장 반대쪽으로-배풍으로 바람이 불어-비행경험이 많지 않으신 분들은 바람을 기다리는 중이더군요. 간간히 반대방향으로 이륙하는 파일럿을 바라보면서 아 저렇게 이륙하는구나.. 저렇게 캐노피를 다루는구나 보지만 아직 제몸하나 가누지 못학고 몸하고 마음하고 따로니 그냥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 거지요.

 

이륙장의 윈드삭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륙교관님께서 바람이 바뀔듯 하지는 않으니 바람이 잦아들면 열심히 뛰어서 이륙하자고.. 뭐 시키면 시키는대로.. 간간히 이륙하는 다른 파일럿들을 바라보면서 흠.. 언제 저리 날아보나 하는 마음도..

 

12시 50분.. 이륙준비 완료..
드디어 순서가 되서 이륙장에 기체를 정비하고 드디어 섰습니다.

이제 겨우 4번째이지만 이 자리에 서면 긴장감을 넘어서는 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발돋음을 하고 허공에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란.. 정말 도전한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닐까하는 건방진 생각도 들고.. 거대한 하늘의 품에 잠시 몸담는 느낌도 나고..

역시 바람이 배풍으로 강하게.. 더욱이 이제 시작하는 녀석이라 그나마 좋은 바람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윈드삭을 하도 뚫어져라 쳐다봐서 눈에서 뭐가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1시 20분.. 도약.. 이륙.
약간의 배풍이 있었지만 정면에서 바람이 올라온다고-교관님의 말이었습니다.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달려하는 신호에 부지런히 달리자 캐노피가 바람을 받아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계속해서 달음박질.. 몸이 가벼워 지고 다리가 자유로와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전으로 견제 소리가 들려오고 조금은 안정된 느낌으로 견제를 하며 떠오르는 몸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종줄의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기체가 달라서인지.. 길이가 달라서인지는 모르지만 예전보다 좀 많이 당겨야지.. 지난번의 텐션만큼 당기면 벌써 반이상 내려가서 조금은 이상한 느낌.. 원래 기체마다 조종줄 길이가 다른것인지.. 텐션의 강도가 다른것인지 공중에서 네이버에 물어볼 수도 없고 일단 기체가 안꿀렁거리게 하고 내려오기로 합니다.

 

기체가 착륙장쪽으로 쭈욱 빠져나오자 착륙장에서 김교관님께서 관제를 받으십니다. 조종줄을 놓고 편안하게 앉으라는 지시에 편하게 앉았는데.. 어라 하네스가 예전에 탔던 노랑색이랑 다르게-이름을 모르는 관계로-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엉덩이 부분이 작은겐지 공중에서 힘껏 뒤로 밀어넣었는데도 뭔가 엉거 주춤합니다. 흠. 아니나다를까 김교관님이 불편해 보이는데 편안히 앉으라고..이궁 다시한번 조종줄을 놓고 엉덩이를 제자리에.. 아까보다는 나아진듯했으나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대충 버팅기며 착륙장을 향해서 김교관님의 관제에 따라 오른쪽 왼쪽 턴을 하며 착륙장으로 가까이 갑니다.

 

조종줄의 길이하고 텐션감이 달라져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잡아지는 바람에 반응은 좋은것을 넘어서 휘청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김교관님 견제와 만세가 조금 빠르다는 날카로운 지적.. 깨갱... 

 

착륙장이 가까워 질수록 바람이 셉니다. 물론 제가 느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김교관님이 착륙 준비를 말하고 다리를 쑥 빼고-넣기가 어려워서 걸치고 있어서 그런지 빠지기는 한번에 쑥..-기다립니다.

 

지난번 비행까지 착지와 동시에 서있는 통에..항상 캐노피가 앞으로 쏟아져서 달리자 .. 달리자.. 달리자.. 를 속으로 되네이며 낮아지는 지면을 바라보고 차렷하는 무전과 달리기.. 생각보다 충격없이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캐노피도 안전하게 내 뒷쪽으로 내려 앉히고..  착륙시간을 보니 1시간 30분 딱 십분 비행이었네요.

 

두시간여를 기다리고 10분 즐긴 비행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한 비행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찬찬히 착륙장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고 다른 선배님들의 비행을 찬찬히 볼 수 있는 시간도 좋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와주지 않는 바람탓에 오후는 지상연습으로 대치 그것 마저도 몇번 못했지만 아직 한참이나 모자란 캐노피가 바람을 안고 올라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비록 한번밖에 날 수 없었지만.. 좋은 날씨에 많은 선배 동호인 분들을 뵐 수 있어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