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를 쓰려고 하니 두 시간의 비행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내가 궁금해진다. 그만큼 긴장과 집중만하며 비행을 한 것 같다. 착륙후의 둥지로의 복귀는 생생한데….
오전 정말 하늘만큼은 최고였다. 단지 동풍 그 외에는 정말 나무랄 것이라곤 나의 비행실력과 경험부족 뿐!!!!
2시를 넘기며 착륙장의 바람은 서풍으로 바뀌었고 조용하던 정광산은 4월 봄맞이 비행을 위해 분주하게 술렁였다. 각 스쿨의 차량이 글라이더와 사람을 싫고 서 이륙 장으로 향하였다. 이륙장의 윈드색은 그곳에 모인 파일럿들의 염원인 서풍을 받아들이며, 조금씩 들썩이고 있었다.
이륙장의 많은 사람들 중 내가 윈드더미로 나섰다.ㅋㅋ 사실 괜히 기다리다 이륙타이밍을 놓칠까 하는 조바심도 작용하였고 그것이 무엇보다 가장 컸다.
이륙과 동시에 리지비행 한번 후 이륙 장에서 튀는 써멀을 시작으로 오늘 하루 비행을 시작한다.
바람은 북풍에 가까웠으며, 가스트는 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람의 영향이 없다 보니, 드리프트 없이 거의 일직선으로 상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모를 이상함, 사실 고도를 채워 갈수록 드리프트 되면서 바람방향 따라 밀려 가기를 바라고 있었으나, 오늘의 써멀은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만은 비행이 끝날 무렵까지 바람에 의한 드리프트를 느끼지 못하였다. 사실 gps를 확인하면,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 지만. 조금씩 밀렸지만 느끼지 못하였던 것이다.
첫 써멀링으로 고도 1980정도를 잡은 후 태화산쪽으로 이동하며, 점점 x-c를 준비할 쯤 오늘의 주 풍은 북풍이니 안성 쪽으로 기수를 돌리라는 무전을 받았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오늘의 첫 시련?? 아무튼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가려는데…… 씽크가 심하였다. 영동 고속도로에 도착도 전에 gps에는 1400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 오른쪽에 구름이 있었고 그 뒤로 구름길이 보였다. 일단 주어들은 말이 많아 구름을 보며 가라는 말을 생각하며, 구름 밑으로 무조건 직진하였다. 구름 밑으로 진입 전 글라이더가 들썩였다. 그러나 상승 음은 작았다. 0.4 기다렸다. 좀더 차고 들어 갔으나 그 이상의 상승 음을 들려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이것이라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집중하며 써멀링을 하였다. 두 바퀴 후 코어에 진입하였고, 정말 타이트하게 돌려고 노력 많이 했다. 트림도 풀어 상승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써멀은 정말 순했다. 봄의 기운찬 써멀이 아닌 정말 온순한 0.4의 편한 써멀, 드리프트도 많이 되지 않았고, 거의 그 순간만큼은 30분째 그곳 위에 있는 것 같았다. 1600m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 하기가 아까웠다. 다음 구름을 보며 진입하려는 데…. 이것이구나 봄의 써멀 순간 4.8~5.2를 넘나드는 써멀 정말 삐~삐~삐 얼마나 기다렸던 음원인가 지산리조트의 앞산 그 위에서 들려오는 이 봄 소리 몇 바퀴 돌리지 않았는데….. 2000M 최고!! 사실 이곳에서 2100가까이 고도를 획득하였다. 그러나 이때 글라이더를 최대한 안정 시키며 써멀링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써멀 정점에서 피칭현상을 잡으려고, 회전하며 가끔씩 들어오는 사이드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그러면서도 최고의 상승 점을 찾으려고 그것이 거칠든 말든 그것은 이미 생각 밖의 일, 그리고 최고의 글라이더 속도 방향…. 많은 공부였다. 가보지 않은 곳을 내가 생각하며, 지금까지 배운 그리고 연습하며 쌓아온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였다. 물론 최선인가는 모르겠지만.
아~~~ 비행 시간 약1시간10분 정도 시간은 4쯤 이였던 것 같다. 그때… 이건 무언가요??? 몸이 떨린다. 정말 심하게 떨린다. 팔 다리 몸 머리,,,, 춥다. 정말 정말 정말춥다. 이건 겨울철 비행하면서도 이렇게 떨어 본적이 없다. 손도 얼었고, 몸은 정말 심하게 떨고 (좋아서가 아니라, 몸 떨림을 멈추려고 소리도 지르고 노래도 부르고 한20분 정도를 그러고 있었다.) 눈도 아프고 아~~ 이건 정말 아니다. 써멀링도 안되고, 집중할 때는 오른쪽 턴을 주로 하는데….. 손도 아프고 팔도 풀어 줄 겸 왼 턴으로 써멀링도 하며 지산을 뒤로 한 체 나아가는데, 밑에 글라이더 하나가 보인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은 광수형님의 글라이더였다. 이것은 나의 두 번째 시련이었다. 몇 번의 무전을 하여보았지만 아무런 답이 없어 다른 분의 글라이더라 생각하고, 또다시 홀로 비행을 시작하였다. 둥지에서 GPS를 확인한 결과 그곳에서 광수 형님과 함께 갔다면, 아마 오늘 기록에 약10KM정도는 더 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ㅋㅋ 그곳을 기점으로 난 안성으로 내려갔고 형님은 그곳에서 고도를 잡고 청주 쪽으로 향하였다. 그 이후 나에게 보이는 건 평야지대 였고 그곳을 기점으로 써멀링은 없었다. 앞에 보이는 도심 그곳이 안성이라곤 생각 못했다. 비행을 시작하며 오늘은 안성 쪽이라고 듣고 왔는데…. 사실 안성이 어디인지 알고 비행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안성을 꼭 가려고 한 것도 아닌데 오다 보니 안성이었다. 결국은 같은 시간 때 비행을 하면, 꼭 같지만은 않지만 대략 비슷한 루트로 비행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성 시청 건물 주차장ㅎㅎ 사실 논도 있었지만 시청 앞에 버스 정류장이 바로 있을 거란 생각에 착륙 직선거리 35km 착륙시간 5시10분, 2011년 두번째 트랙을 완성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