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하늘도장.  

점심을 먹고 두번째 하늘 도장을 찍기위해 다시 트럭에 장비와 몸을 싣고 이륙장으로.. 처녀비행의 짜릿함을 몸이 먼저 알고 있는 것인지 올라가는내내 내려가는 하늘길 -사실 어찌 알겠습니까 아직 공중에서는 무전을 따라잡기 바뿐데-을 생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몸과 팔이 움찔움찔..

이륙장에 도착해서 글라이더를 정리하고 하네스 핼맷잘 착용하고 무전기 스위치 켜고-나중에 사건의 발단이 됩니다.- 차례를 기다리려고 했으나  오후가 되면 바람이 점점 세진다고 하셔서 제일 먼저 출발..
  

두번째라 좀 나을 줄 알았더만  역시 마찬가지. 컨트롤레버를 잡고 라이저 뭉치가 팔목에 올려가면서 부터는 심장은 쿵쾅쿵쾅.. 오전보다는 약간 세어진 바람을 양어깨에 걸리는 힘으로 느끼며 출발..  

허공에 발걸음질을 하며 가는데 뒤가 시끄럽습니다. 무전기가 뭐라고 무전기가 뭐라고 하는데.. 

흠.. 혹시 무전기가 떨어졌나? 어깨쪽을 보니 무전기가 없다 헉.. 큰일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천길이나 되는데 무전기가 없다니..하고 생각하는데 무전이 들려옵니다.. 

아하. 가슴에 있었구나 무전기가.. 무선을 통해 팀장님이 무전기가 켜 있으면 발을 움직여 보라고.. 아마 무전기 체크를 직접 하지 않으셔서 꺼 놓고 이륙을 하신줄 아셨나봅니다.  

암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자 왜그리 당황스러운지..  다행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비행에 집중-무전에 집중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하며 비행..확실히 오전에 비해서는 바람이 쎄어진 느낌입니다.

회전하는 도중에 흔들리는 기체를 견제와 만세를 하며 기체의 움직임을 조금 느껴도 보고 착륙장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던 지점에서 무전이 들어오는지를 비교하면서 내려오는데 역시 아직까지 거리감 고도감이 꽝입니다.

 

비행기체의 특성도 모르고 바람을 읽는 방법도 모르고 하니 생각한 지점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무전을 통해 오른쪾으로.. 유지유지... 왼쪽으로 유지유지..다시 풀어주고.. 

착륙장이 가까워 옵니다. 아침에 착륙한것과 다르게 이륙장에서 보면 오른쪽 산들 중심으로 S자로 접근..  고도를 맞추고 착륙장 마지막까지가서 돌아서 착륙.. 역시 불안합니다.  

 

글라이더가 항상 착륙하고 나서 나를 지나 앞으로 쏟아집니다. 생각컨데 착륙할 때 달리지 않아서인듯.. 그냥 땅에 발이 닿았다는 안도감에 그냥 서 있어서 그런듯..  

 

암튼 정신없는 두번째 비행을 마치고 날개를 정리하면서 앞으로 가야할 길이 아득하기만 한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