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 서풍
릿지 뱅도 하고 써멀 사냥도 하는 송골매 식구들을 보다가 교관님 도움으로 이륙.
비행 - 이륙 후 바로 왼쪽으로 회전. 또 늦었다는 무전 들려오고...-.-;;;
다시 오른쪽으로 회전...
바로 이륙장 앞에서 왼쪽, 오른쪽으로 회전하려니 정말 긴장되고 겁납니다.
그리고 이륙하고 두 세번 회전할 때까지 정말 진공 상태.
어쩐지 무전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아무생각도 안납니다.
그냥 얼른 착륙장 갔으면 좋겠는데...
릿지 비행을 하려 오른쪽 사면으로 붙이는데 그새 바람이 많이 약해져서
집채만한 산과 시커멓고 저승사자 같은 나무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착륙장으로 방향 잡으라는 무전이 어찌나 반갑게 들리던지요~
그냥 바로 착륙장가서 착륙하면 좋겠는데 또 써멀 찾아 헤매랍니다.
써멀이 있다해도 산으로 붙는건 싫은데...
게다가 또 오른쪽 산으로 진행하랍니다. 낯선 길입니다.
(
요즘은 쫄 비행으로 착륙장 가는 길 말고는 다 낯선길입니다. 헤헤~~)
저 멀리 재영선배 회전하는 곳으로 가라시는데 제 고도로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
정말 답안나옵니다.
갈 수 있을까? 없을까? 헤갈리는게 아니고 절대 못갈 것 같은데
그냥 착륙장 가면 좋겠는데 그쪽으로 가라십니다.
(난 자신없지만 싸부님이 가라시니 갈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재영선배님 있는 곳으로 가는 길도 지난번 정광산 뒤로 착륙하던 그날처럼
어찌나 멀고 험한지...
기체도 접히고(그 소리가 꼭 천둥소리 같았다는~) 기체 흔들림도 장난아니고...
피칭, 롤링 잡는다고 잡았는데 계속 피칭 잡으라는 무전 들려오고.
(피칭, 롤링이 심할 때는 조종줄을 좀더 깊게 조작해야한다네요..) 착륙 후 싸무님 말씀, 봄 바람이 그렇답니다. 앞으로 더 심해질꺼라니 걱정 백만배.
요즘은 바리오에서 하강음이 울려대면 고도가 얼마나 높건간에
그냥 바로 땅으로 내려가 발이 닿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미리미리 서둘러 착륙준비를 하고파 집니다.
고도계를 함 보고 미리 계산했어야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고도계를 갖고도 이륙 후 고도계를 한 번도 안들여다 본 것 같습니다.
소리만 듣고, 진행 방향만 보고, 그러면서 발아래만 쳐다보고...흑흑
싸부님 무전으로 두 번쯤 더 회전하고...
(회전하기 싫었지만 고도가 낮아 추락할 것 같으니 고도를 올려놔야 안심이 되겠기에...)
그러는 사이사이에도 착륙이 하고팠고 또 계곡쪽에서 착륙장 진입하기는 첨이라
먼저 착륙하시는 선배님들 열씸으로 흘끔흘끔 보고, 윈드색 확인하고
어떻게 착륙장 진입 할지 머릿 속으로 다 그려봤는데....
거기까진 좋았는데 결정적으로 착륙장과의 거리와 고도 체크를 안했습니다. 허거거거거거걱~~~
착륙 - 결국 써멀 사냥엔 실패하고
(제 맘에 착륙장에 가 있는데 싸부님이 돌린다고 그게 되나요..ㅋㅋ)
먼저 착륙장 진입하는 선우 선배를 봤는데 고도가 저보다 많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착륙장 뒤쪽까지 들어가서 또 8자 턴으로 고도처리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고도로 진입하면 오히려 높겠다 싶었는데...
이 지랄맞은 봄바람이 그새 돌변해서 제 고도를 그렇게 뚝!뚝! 떨어뜨릴지 어찌 알았나요.
그 때라도 고도계 함 보고 고도 체크하고,
또 하나 고도가 낮으면 착륙장 중간으로 진입해서 착륙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 냈어야하는건데...
이 고지식한 돌머리는 처음에 계획한 대로, 선우 선배나 이전에 U턴 착륙하던대로
착륙장 뒤를 향해 날아갑니다.
다급하게 들려오는 싸부님 무전.
결국 급하게 방향 틀고, 걸려도 그대로 떨어져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늙은 나무 끝을
스치면서 착륙장 진입 성공.(산줄이 걸렸거나 20~30cm 만 낮았어도 걸렸을 듯..)
언제까지 제 운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하늘이 도와 착륙장에 두 발을 디뎠습니다.
